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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의 보물★ JET 체험기

  • KJET 20기 유욱영 입니다!
  • 2018-01-17
  • 유욱영

    아키타현 다이센시 2012년4월~2014년8월 CIR

    다이센시 남녀 공동 참가 · 교류 추진과

  • ' KJET 20기 유욱영 입니다!'
    이 인사말을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던지요. JET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저를 보는 주변 사람들의 눈빛이 응원에서 측은함으로 바뀔 무렵, 기다리고 기다리던 합격 연락을 받았던 2012년 2월 29일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1.막연한 동경에서 이루고 싶은 소원으로
    뒤늦게 시작한 일본어 공부를 하며 품은 작은 꿈은 일본에서 한번 일 하며 살아 보는 것 이었습니다. 그저 일반 기업에 취업 하는 것으로도 이룰 수 있는 일이기는 했지만 제가 원했던 것은 좀 더 일본사람들의 삶에 녹아 들어 더불어 살아가는 그 무엇이었던 것 같아요. 바로 그 즈음에 알게 된 JET프로그램의 존재는 막연했던 저의 바램을 구체화 하는 데에 목표가 되어주었습니다. 매년 열 명 남짓에서 많아야 스무 명을 넘지 않는 소수의 선발 인원, 높은 경쟁률, 일본어는 기본이고 준비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 보였던 JET프로그램 선발 시험...저는 총 네 번 도전했고 이제 이번이 마지막 도전이야 라고 다짐했던 2012년에야 드디어 한국인 JET프로그램 참가자로서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2012년 4월 14일, 국제교류원으로서 다이센시에 도착한 첫 순간.
    제 이름을 새긴 환영 보드가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2.JET프로그램 참가자로서의 하루하루
    제가 파견된 곳은 서울보다 넓지만 인구는 채 9만 명을 채우지 못했던 아키타현의 다이센시라는 곳입니다. 당시 드라마 촬영지로 한국에도 잠시 이름을 알린 아키타현 이지만 일본 사람 들도 한 번 가 본 적도, 가 볼 일도 없다고 말하는 외지고 조용한 동네 입니다. 하지만 시끄러운 도시에서 나고 자란 저에게는 그 고요함이 참 인상 깊고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고요함은 나중에 외로움의 씨앗이 되기도 했지만요.
     
    JET프로그램 참가자 중에서도 국제교류원인 저의 업무는 기본적으로는 다이센시가 교류를 맺고 있는 한국의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와의 연락 및 관련 행사통역과 자료의 번역 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중요한 업무는 이문화 이해를 위한 다양한 분야의 문화 강좌 입니다. 학교나 단체의 의뢰에 맞춰 수학여행을 위한 한국문화 이해 강좌나 한국어 교실, 지역 주민과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주제의 문화강좌를 진행 했고 그 중에서도 제가 제일 즐겁게 진행했던 것은 다름 아닌 요리교실 이었죠. 저보다 손놀림이 백배는 빠른 주부님들과의 손발 착착 맞는 프로급 요리교실부터 어린 친구들과 소꿉놀이마냥 즐거웠던 화전 부치기도 기억에 남고, 특히 싱글 남성들만을 대상으로 한 요리교실에서는 손수 만들어 본 매콤한 닭갈비와 오이소박이가 술안주로도 딱 이라며 즐거워하셨던 영감님들의 모습이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뭉클하게 다시 떠오릅니다.
     
      
    (좌)2013년 2월 7일, 오타히가시 초등학교에서 한국 소개 수업 중
    (우)2013년 3월 13일, 싱글 남성 대상 요리교실에서 만든 닭갈비

    3.인연을 소중하게
    JET프로그램 참가자로서의 업무 외에도 제가 힘을 쏟은 것은 다른 제트 참가자들과의 교류였습니다. 생각보다 시간과 비용, 체력이 필요했기에 가 보고 싶었던 곳을 다 가 보지는 못했지만 이웃 지역인 아오모리와 히로사키를 비롯하여 센다이, 니가타, 홋카이도의 니세코 등 언제 이 곳에 다시 와 볼까 싶은 곳들을 한 곳 이라도 더 가보려 노력했고, 각 지역의 JET들과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임기를 마친 지금도 출장길이나 여행길에 최대한 제트 친구들을 만나려고 일정을 짜 보곤 합니다. 지난 12월에는 도쿄 한국문화원의 한국 JET대상 연수에 JET선배로서 참가하였고, 발걸음을 옮긴 김에 마츠야마와 고베, 오사카를 들러 선배와 동기, 후배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친구들과의 만남을 소중히 한 덕일까요, 지금은 JET프로그램으로 알게 된 지인의 소개로 가고시마현의 한 식품회사에 소속되어 한국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회사 담당자는 자기 동네에도 한국인 JET가 있다며 저를 친근하게 반겨주었고, 처음 맡는 업무였지만 따뜻한 배려 속에서 어렵지 않게 잘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JET로 파견되는 친구들의 가장 큰 걱정 중 하나인 경력의 단절, JET 이후의 삶에 대한 고민을 JET에서 알게 된 인연이 해결 해 주었으니, 비록 선발되기 까지 마음고생도 컸지만 JET프로그램을 선택한 제 안목을 새삼 칭찬 하고 싶어집니다.
     
    4.왜 나는 JET가 되어야 하는가
    -JET프로그램 참가를 희망하는 여러분께

    ’우리는 착한 사람만 뽑아요’
    이것은 제가 한참 JET프로그램을 준비하던 당시 참석했던 시험 설명회에서 JET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면 될까요 라는 질문에 대한 한 JET경험자의 답이었습니다. 일리가 있는 말처럼 들리면서도 뭘 어떻게 준비하라는 것인지, 오히려 수험생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문구였죠. 지금도 오랜만에 이 문구를 떠올리며 그 선배가 말하고자 했던 '착한 사람'이란 무엇인가를 고민 해 봅니다. 맡은 바 책임을 다 하고 궂은 일도 솔선하여 묵묵히 해 내는 사람 같은 교과서 적인 모범 답안도 있겠지만 저는 '착한 사람'의 의미를 이렇게 생각하고 싶습니다. 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만큼 다른 사람도 똑같이 대할 수 있는 사람 이라고요.

    참가자들을 위한 배려와 케어 프로그램이 많이 준비되어 있는 JET프로그램 이지만 업무 내용의 다양함과 배치되는 지역의 특성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스트레스는 일반 사기업 근무자의 그것과 비교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저도 현역 시절 모든 업무를 다 완벽하게, 마음에 차도록 해 내지는 못했었고 그럴 때는 이런 상황에서 내가 그때 선배가 말했던 것처럼 착한 사람이었다면 더 좋았을까라는 생각을 종종 하기도 했습니다. 사람이 하루 아침에 착한 사람으로 변신 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보통 사람이었던 저는 힘들었던 그 일들을 제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해결 해 보려고 노력했죠. 그래서 좋은 결과도, 또 나쁜 결과도 있었지만 과연 착한 사람이라면 이렇게 했을까 저렇게 했을까 어떻게 마무리가 되었을까를 떠올려 보는 것 만으로도 마음을 다스리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JET 면접 때 마다 빠지지 않았던 질문, '당신은 왜 일본에서 국제 교류라는 일을 하려고 하는가'에 대해 JET를 목표로 하는 분들이라면 그 답을 많이 고민 해 보시고 준비에 임하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일본 회사에서 한국과의 연결창구라는 또 다른 이름의 교류를 하고 있는 지금의 저에게 JET프로그램의 국제교류원이 되기까지 고민 했던 시간들이 큰 자산이 되어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해답은? 물론 교류를 꿈 꾸는 당신 안에 있을 것입니다.
     
    2016년 7월 2일, JET-AA 운영진으로서 진행한 시험 설명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