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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의 보물★ JET 체험기

  • 작은 마을 니세코에서의 큰추억
  • 2017-11-16
  • 권주현

    홋카이도 니세코정 2012년4월~2015년4월 CIR

    니세코정 기획환경과

  • 니세코가 어디예요?
     
    JET 프로그램 합격 발표를 보는 순간, 기쁨과 동시에 당황스러움을 느꼈습니다. ‘北海道ニセコ町’제가 파견될 배치처의 이름이었습니다. 일본은 도쿄와 오사카 여행 밖에 가본 적이 없었던 저에게 홋카이도는 낯선 곳이었으며, 가타카나로 적힌 ‘니세코’라는 곳은 더욱 생소한 곳이었습니다. 인터넷을 뒤져 보았지만 정보가 적었을 뿐만 아니라, 지도에는 도로만 나올 뿐 건물이 몇 채 보이지 않아 더욱 걱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곳에 가기를 좋아하는 성격과 저의 담당자가 되어줄 직원의 친절한 메일에 의지하여 니세코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직접 가서 본 니세코는 인터넷에서 보는 곳과 매우 다른 곳이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손 꼽히는 스키 리조트에는 전 세계에서 온 관광객들로 넘쳐나고, 마을에는 니세코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로 가득하였습니다. 또한, 수제 베이글을 파는 가게부터 역 안 안티크풍의 카레집 까지 인터넷 지도에는 다 담지 못하는 멋진 가게들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인구 4,800명의 작은 마을이었지만, 그 사람들 중 대다수는 니세코가 좋아서 니세코로 이주를 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따라서 니세코의 새로운 일원이 된 저를 더욱 자기 이웃처럼, 친구처럼 반겨주었습니다. 니세코 사람들의 정을 느낀 가장 큰 활동은 바로 ‘커뮤니티 라디오’ 활동입니다. 니세코에는 방재 정책의 일환으로 지역 커뮤니티 라디오가 있습니다. 실제 송신 범위는 니세코정에 한정되어 있지만, 인터넷을 활용하여 니세코의 소식을 전 세계에 전하는 활동을 하는 방송입니다. 저는 이 라디오 방송국에서 한 달에 한 번 업무로서 한 시간의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스스로 내용을 기획하고, 원하는 곡을 틀면서 라디오 일에 재미를 느꼈고, 저를 만나면 ‘라디오 들었어요!’라고 이야기해주는 지역 주민들의 응원에 힘입어 더욱 즐겁게 일을 하였습니다. 또한,취미생활의 일원으로 ‘라디오 연극단’의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지역 주민들과의 교류도 늘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저 스스로가 니세코의 일원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도시를 좋아하여 한 달에 한 번씩 삿포로나 도쿄로 여행을 다녀오곤 하였지만,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작은 마을에서 추억을 쌓으면서 인구 수나 지도 상으로는 알 수 없는 매력이 마을 곳곳에 숨어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한국에는 일본을, 일본에는 한국을
     
    니세코에서 일하는 동안 저의 업무는 크게 두 가지 였습니다. 첫 번째는 니세코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 알리기 활동이었습니다. 국제교류활동에 관심이 많아 JET 프로그램에 지원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한국어로 동화책을 읽어주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강좌를 하는 것은 제가 꼭 해보고 싶은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처음 배치된 곳은 바로 관광과 였습니다. 이 곳에서 저는 저의 두 가지 업무 중 또 다른 하나인 니세코 관광홍보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난 한국을 알리러 일본에 온 것인데, 내가 왜 한국 여행사들에 니세코를 알리는 자료를 보내고, 연락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관광과의 업무를 하면서 지역에 대한 이해가 더욱 높아지고, 숨겨진 명소에 대해서도 더 잘 알게 되어 휴일이 즐거워졌습니다. 그리고 제가 니세코에 오기 전에는 많지 않았던 니세코에 대한 인터넷의 정보량이 점차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일의 보람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니세코에서 개최된 ‘홋카이도 스노우 엑스포’의 진행요원으로 파견되었던 일입니다. 평소에 하던 일본어-한국어 통역에 더하여 영어-일본어-한국어 3개 국어의 통역을 해야 하여 힘들기도 하였지만, 전 세계에서 초대된 여행사 관계자들과 함께 니세코와 주변 지역의 명소를 함께 다니면서 홋카이도의 매력을 직접 알리고, 어떤 점을 어필하면 좋을지 소통할 수 있어 국제교류원으로서의 보람과 니세코 주민으로서의 자부심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내가 만들어가는 국제교류
     
    관광홍보 업무와 병행한 국제교류 업무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바로 ‘동화책월드’라는 이벤트를 기획한 일입니다.국제교류원으로써 저의 일상업무 중 하나는 지역 도서관에서 아이들에게 한국 동화책을 한국어와 일본어로 읽어주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 세계의 동화책을 소개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저와 함께 일하던 총 3명의 국제교류원과 동화작가이신 지역 주민, 그리고 국제교류에 관심이 있는 여러 주민들과 함께 ‘동화책 월드’라는 이벤트를 기획했습니다.주민센터의 홀에 일본, 한국, 영국,미국, 독일,오스트리아, 중국, 캐나다 등 전 세계의 동화책들을 전시하고 2개국어로 동화책 읽어주기, 동화책과 관련한 공작과 게임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였습니다. 처음으로 시도하는 행사였기에 부담이 많이 되었지만, 지역 주민들과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약 150명 가량이 방문한 성대한 이벤트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한국 문화 강좌 역시 스스로 주제를 생각하고 내용을 기획하며, 한국에 대한 일본인들의 편견을 깨기 위하여 다양한 소재를 활용하였습니다.이렇게 니세코의 업무는 대부분 제가 직접 기획하고, 추진하는 일이었습니다.능동적으로 일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러한 업무들이 가능한 소규모 지자체에서 일하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JET참가자들은 파견되는 지자체의 규모나 시스템에 따라서 생활 면에서, 업무 면에서 개개인이 직면하는 상황은 모두 달라집니다.그러나 자신이 배치되는 곳에서 만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만들 수 있는 추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저도 니세코에 있어서 힘든 점도 있었지만, 니세코에 있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일들도 많이 있습니다. JET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모든 분들이 각각 자신만의 커리어와 추억을 쌓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