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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의 보물★ JET 체험기

  • 나의 JET프로그램
  • 2017-08-16
  • 박진미

    이시카와현 2006년4월~2011년4월 CIR

    이시카와현 국제교류협회

  • 출발하기 전에
    합격 발표를 들었을 때 옆에 있던 친구를 껴안으며 기뻐했던 기억이 지금도 기억이 선명합니다. 그와 동시에 내가 너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이 아닐까, 혹은 가서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배속지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도착했을 때 제 걱정을 잠재울 수 있도록 따뜻하게 맞이해주신 상사, 동료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이시카와현에 대하여
    제가 5년간 국제교류원으로 근무했던 이시카와현은 일본의 호쿠리쿠 지방에 위치한 인구 약 115만 명의 현으로, 북서쪽으로는 긴 해안선을 갖고 있으며 남동쪽에는 일본 삼대 명산 중 하나인 하쿠산이 솟아있는 아름다운 자연을 품은 지역입니다. 북쪽 노토 지방은 기리코 마쓰리로 대표되는 여름 축제가 뜨거운 어업 중심의 지역이며, 남쪽 가가 지방은 평야가 펼쳐져 있어 고시히카리와 같은 벼농사와 채소 농업이 발달된 지역입니다. 그리고 그 중간에 위치한 현청 소재지인 가나자와시는 에도 시대에 마에다 가문이 지배하던 가가 번의 중심이 되는 곳으로 지금도 중세 시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2015년 3월에는 호쿠리쿠 신칸센이 개통되어 도쿄를 비롯한 많은 곳에서 관광객이 찾아와 더욱더 활기를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부쩍 미디어에도 많이 등장하게 되어 지금은 다른 지역에서 살고 있는 저도 반갑게 보고 있습니다.

    다양한 업무
    이시카와현의 국제교류원으로써의 업무는 주로 통역과 번역, 거주 외국인을 위한 정보제공, 국제교류 이벤트 기획 및 참가, 한국어 교실, 각 학교 및 평생학습원으로의 강좌 등이었습니다.

    출근하자마자 저를 기다리고 있었던 업무는 현 내 지자체의 관광 팸플릿을 번역하는 일이었습니다. 오래 일을 하다 보면 당연히 알고 있을 지명, 특산물 이름을 하나 하나 찾아보면서 오랫동안 시간을 들여 번역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난 후 그때 제가 번역했던 것을 보고 부끄러워했던 기억도 납니다. 모든 것이 서툴기만 했던 때였지요.

    처음에는 긴장도 되고 어려워했지만 나중에도 아주 좋아했던 업무는 통역입니다. 이시카와현은 전라북도와 우호교류를 맺고 있어 청소년 교류를 비롯하여 환경,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위한 통역 업무가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농업 교류 통역이 인상에 깊이 남아있습니다. 브로콜리 밭이나 토마토 비닐 하우스 등 처음으로 가보는 곳도 많았으며 네모난 수박을 만들기 위한 연구 등 흥미로운 주제가 많았습니다. 전문용어도 많아서 어렵긴 했지만 그만큼 많은 분들이 통역의 어려움을 이해해주시고 많이 도와주셨으며 보다 많은 대화도 나눌 수 있어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통역이라는 업무가 단순히 언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일이라는 것, 그 느낌이 통역 업무를 좋아하게 만듭니다.
      

    이시카와현에서의 생활
    제가 거주했던 가나자와시는 집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 에 가나자와성을 비롯한 무사저택터, 차야가이가 있어 일상생활 속에서 일본의 전통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중세의 거리를 조깅하고 산책할 수 있었던 일상이 너무 좋았으며 전통이 남아있는 도시인만큼 기모노나 꽃꽂이와 같은 일본의 전통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았습니다.

    JET프로그램에 참가하고 나서
    한국에서 일본어라는 외국어를 전공하긴 했지만 몇몇 일본인 친구를 제외하고는 외국인 지인이 많았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국제교류원으로 일본에서 일하면서 가장 크게 얻은 것이 있다면 외국인 노동자라는 사회적 소수자가 되는 경험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과거의 제가 사회적 소수자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졌으며 어떻게 대했는지 크게 반성하기도 하였습니다. 좀처럼 스스로가 그 입장에 처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것이 많습니다. 사실 국제교류원은 외국인 노동자 중에서는 신분이 확실하고 대우를 받는 편이며 주변의 지원도 든든합니다. 하지만 일본이든 한국이든 그렇지 않은 외국인들이 얼마나 많고 어떠한 처지에 있을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며, 그것만으로도 JET 프로그램에 참가한 의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후배 분들께
    제가 일본에 왔을 때는 마침 한류 열풍이 한창인 때였습니다. 어딜 가도 환영 받았으며 한국 이야기를 듣고 싶어했으며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선배 교류원 분들로부터도 좋은 때에 왔다며 말씀해 주시곤 했습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국제교류원 임기가 끝나고 나서도 일본에 쭉 거주하고 있는 저로써는 사회 분위기가 얼마나 빨리, 크게 달라질 수 있는지에 매일 놀랍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변할 것입니다. 크게는 세계 정세 등의 영향이 있겠지만 가까운 주변은 여러분의 활약으로 하나하나 바꾸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