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JET 프로그램 > Another Sky-일본・두 번째 고향-

Another Sky-일본・두 번째 고향-

  • [미야자키현 미사토정] 인생의 소중한 경험- 백제마을 미사토정에서의 5년, 그리고 오사라바
  • 2023-12-01
  • 김초롱

    미야자키현 미사토정 2018년 4월 ~ 2023년 4월 CIR

  •  [미야자키현 미사토정] 인생의 소중한 경험- 백제마을 미사토정에서의 5년, 그리고 오사라바

     

    안녕하세요. 저는 미야자키현 미사토정 교육과에서 국제교류원으로 인생의 여름방학을 보낸 김초롱입니다.
    미사토정은 인구 4천 명 정도의 산속 깊은 마을이라 교통도 불편하고 유명한 관광지도 별로 없지만, 30여 년 전부터 한국 국제교류원이 일해오고 있는 한국과 무척 연이 깊은 지역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의문을 가지실 것 같습니다.
    미사토정은 어디에 있고 한국 국제교류원은 왜 30년 넘게 일하고 있는지.
    짧은 글이지만, 지난 5년 동안 미사토정에서 지내면서 느꼈던 것과 매력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1. 백제마을 그리고 시와스 마쓰리
    일본 규슈의 남동쪽 미야자키현 미사토정에는 백제왕의 전설이 있습니다. 1,300여 년 전 백제왕 일족이 내란을 피해 미야자키로 와서 살았다고 하는데 미사토정의 미카도 신사에는 복지왕의 아버지 정가왕을, 같은 미야자키의 기조정 히키 신사에는 아들 복지왕을 각각 신으로 모시고 있습니다.
    매년 음력 12월(현재는 1월 하순 금·토·일 3일간)에 2박 3일 일정으로 기조정 히키 신사의 일행이 미사토정 난고의 미카도 신사까지 약 90킬로미터 거리를 이동해 백지 왕족 부자(父子)가 1년에 한 번 대면하는 의식을 거행하는 시와스 마쓰리(師走祭り가 성대히 열립니다.
    주민들이 관광객들과 백제 왕족 부자를 맞이해 주는 시와스 마쓰리의  행렬을 보고 있으면, 한국인으로서 감사한 마음이 가득해지고 감동이 두 배가 됩니다.
    2박3일 일정 중의 가장 하이라이트는 첫째 날 18시쯤 미사토정 난고에서 열리는 ‘무카에비(마중 불)’입니다.
    축제 전에 주민들과 함께 야구라(장작더미)를 높이 쌓아 올리면서 만듭니다.
     
     

    높이 10미터 정도 되는 야구라를 30개 정도 태우는데 맞이한다는 의미이자, 미카도 지주에게 인사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실제로 보면 정말로 압도적입니다.
     
    마지막 날에는 슬픔을 감추기 위해 얼굴에 잿가루를 칠하고 신과 작별하는 의식이 있습니다. 히키 신사 일행은 조용히 미카도 신사를 떠납니다.
    주민들이 주방용품을 들고 ‘오사라바’를 외칩니다.
    ‘오사라바’는 오래오래 살아서 다시 보자, 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직접 보니 저도 모르게 울컥했습니다.
    1300년 이상 지켜져 온 이 축제는 현지인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백제의 관
    한국에 살 때보다 더 많이 썼던 단어 ‘백제’! 미사토정 난고 지역은 백제 마을(쿠다라노 사토)라고 불립니다.
    백제의 전설이 인연이 되어 미사토정과 충남 부여군 부여읍은 1991년부터 자매도시입니다. 백제의 관은 한일 교류 상징으로서 미사토정에 지어진 자료관입니다. 부여에 있던 왕궁의 객사를 모델로 하고 있고 한국에서 단청사를 초대하여 단청 무늬를 직접 그렸습니다.
    일본에 있으면서도 한국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2. 퇴근하고 뭐했어?
    미사토정에서 5년 동안 살면서 바뀐 점은 하늘을 자주 바라보는 것과 자연을 더 좋아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미사토정에서는 뱀, 개구리, 너구리, 멧돼지, 사슴, 원숭이 등 다양한 동물들을 일상처럼 만날 수 있었는데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 미사토정을 방문할 예정이 있으신 분들은 안전운전 하시길 바랍니다!! 사람보다 동물들을 더 조심!!
    근무 시간은 8시 30분부터 16시 30분. 퇴근 후에는 미사토정에서 힐링하면서 여가를 보냈는데 캠핑, 별 보기, 반딧불이 보러 가기, 온천을 즐겼습니다.
    미사토정에는 캠핑장이 무려 세 군데가 있는데 그중에 이타가하라 오토 캠핑장(板ヶ原オートキャンプ場)은 자주 이용한 곳이자 좋아하는 장소입니다.
    요금도 무료이고 바로 앞에 강이 있어서 물놀이도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별이 정말 잘 보이는 곳이라서 바비큐를 즐기면서 별을 보던 좋은 기억이 있습니다. 캠핑이 아니더라도 친구들이 놀러 오면 당일치기 캠핑으로도 자주 갔었습니다. 친구들 모두 만족하는 장소였습니다.


    온천도 2곳이나 있어서 캠핑 후에 온천에 들르기도 했습니다. 먼저, 사이고 온천 미미카와(美々川). 질 좋은 원천수와 미인의 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탁 트여 있어 강이 보이는 노천온천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자주 이용했던 난고 온천 야마기리.
    백제 왕족이 모셔진 미카도 신사의 뒷산에서 온천이 솟아나 난고 온천이 탄생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백제 왕족의 선물이라 전해지며, 온천 수질은 탄산수소염 온천으로 피부에 부드럽게 작용해 [아름다운 피부를 만들어 주는 탕]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온천 안에는 식당도 있는데 비빔밥과 치킨난방을 추천합니다.


    3. 미사토정에서 뭐 사 갈까?
    ① 쿠리킨톤
    100% 미사토산 밤과 설탕을 사용해 만든 쿠리킨톤. 영양가 최고인 밤으로 만든 맛있는 디저트. 보이면 무조건 사 가시길 바랍니다.


    ② 금귤(낑깡)
    지금까지 먹어본 금귤은 금귤이 아니었습니다.(개인차 있습니다) 미야자키현 금귤 브랜드 타마타마는 미사토정 산간 지역의 일교차를 이용하여 하우스 재배한 완숙 금귤로 달달하고 맛있는 과일입니다. 그대로 먹어도 맛있고 금귤 간로니(甘露煮: 설탕조림)도 추천합니다.


    ③ 유즈 드레싱
    미사토정 난고산 유자를 사용한 드레싱. 유자 껍질과 과즙의 상큼한 풍미덕분에 인기 있는 드레싱입니다. 친구들에게 유즈 드레싱을 많이 선물했는데 그중에 한 친구는 후루사토 납세(고향사랑기부제)로 유즈 드레싱을 주문할 정도로 흠뻑 빠진 맛있는 드레싱입니다.


    4. 미사토정 관광협회에서 주최하는 체험 이벤트
    ① MISATO DE SAUNA joki (미사토에서 사우나 joki )
    조립식으로 강 근처에 설치할 수 있는 MISATO DE SAUNA joki.
    Joki는 핀란드어로 강인데, 이름 그대로 강에서 아웃도어 사우나를 즐길 수 있습니다.
     

    ② 스웨덴 토치 만들기 체험
    미사토정에서 많이 나는 목재(삼나무, 편백, 참나무 등)를 사용해, 실제 전기톱으로 스웨덴 토치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미사토정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및 투어가 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홈페이지를 방문해 주시길 바랍니다.
     美郷町公式観光サイト – 宮崎県美郷町公式観光サイト (visit-misato.jp)
     

    5. 미사토정은 어디? 가볼까?
    미야자키현 미사토정은 미야자키현 북부 중앙 산간부에 있습니다.
    미야자키 공항에서 차로 1시간 30분 거리라, 여행으로 오신다면 렌터카로  미사토정과 함께 휴가시와 타카치호도 돌아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마을의 92%가 산림이라서 초록초록함을 가득 느낄 수 있습니다.
    국제교류원 시험에 합격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미야자키현으로 가게 되었어!’라고  하면, ‘뭐?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은 이제 ‘미야자키’ 하면, 미야자키 하야오 말고도 사람들의 두터운 정과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미야자키현 미사토정’을 꼭 떠올려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 오사라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