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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ther Sky-일본・두 번째 고향-

  • 〔미야자키현〕남국의 정취를 품은 신화의 고장
  • 2020-03-29
  • 이윤주

    미야자키현 2014년4월~2018년4월 CIR

    미야자키현청 상공관광노동부 관광경제교류국 'All 미야자키 영업과' 국제교류·여권담당계 근무

  • ■일본 속 작은 남국()
    2014
    4월 미야자키에 첫발을 내디딘 날, 이동하면서 바라본 이 날의 차창 밖 풍경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구름 한 점 없는 새파란 하늘과 끝없이 줄지어 서 있는 피닉스 야자나무, 트로피컬 컬러의 화려한 꽃과 따사로운 햇살은 누가 봐도 남국을 연상케 하는 곳이었습니다. 1960년대 일본 최고의 신혼여행지로 선정되었던 낭만 도시에서의 새로운 삶, 당시 얼마나 설레던지 지금 돌이켜 보면 그때 저의 들뜬 마음은 새색시와 다를 바 없었습니다.


    남국의 정취가 느껴지는  아오시마 비치 파크

    ■매력 만점 미야자키(宮崎)
    규슈 남동부에 위치한 미야자키현은 연평균 기온이 17℃로 겨울에도 포근한 날씨를 자랑합니다. 연간 쾌청 일수도 일본 국내 상위권에 속해 있어 청명한 하늘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기후의 영향으로 겨울이 되면 한국과 일본의 프로 야구팀이 전지훈련차 방문하고 골프 마니아와 서퍼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곳입니다. 미야자키시를 기준으로 남쪽으로 내려가면 태평양 연안의 수려한 경관을 즐길 수 있고, 북쪽으로 올라가면 울창한 숲에서 트레킹을 하며 산림욕을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일본 고대 신화의 배경이 된 명소가 여럿 있어 장엄하고 신비로운 기운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남국의 정취와 일본 건국 신화, 이 둘의 전혀 다른 모습을 다 볼 수 있는 것도 미야자키현의 매력입니다. 대도시와 달리 조용하고 소박하며 서두를 일 없이 여유로운 이곳은 지금까지 쉼 없이 달려온 사람들을 위해 쉼표의 공간을 내어주는 곳입니다.

    ■어머, 여긴 꼭 가봐야 해!
    ·아오시마()
    국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아오시마는 섬 전역이 아열대 식물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섬 한가운데에는 인연을 맺어주기로 유명한 아오시마 신사가 자리하고 있는데, 일본 고유의 신사가 남국 정취와 어우러져 묘한 매력을 뽐냅니다. 이곳이 유명한 또 다른 이유는 섬을 에워싸고 있는 기이한 형태의 바위 때문입니다. 이 바위는 지층의 융기와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만들어진 사암과 이암층인데, 마치 빨래판 같이 생겼다 하여 '도깨비 빨래판'이라 부릅니다. 태평양과 어울려 기이한 경관을 빚어내는 도깨비 빨래판을 제대로 보고 싶다면 만조와 간조 시간을 미리 체크하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1월에 미야자키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하다카 마이리( 알몸참배)'를 놓치지 마세요. 매년 성인의 날(1월 둘째 주 월요일)에 열리는 이 행사에는 각지에서 500여명의 참가자들이 모입니다. 한겨울 차가운 바다에 들어가 목욕재계를 하고 신사에 참배한 후, 아오시마 해수욕장에서 한 번 더 입수하며 지난 해의 나쁜 기운을 씻어내고 새로운해를 맞이합니다. 이 의식은 아오시마 신사에서 모시고 있는 야마사치히코(山幸彦 일본 초대천황의 조부)가 해신국(海神国)에서 돌아왔을 때, 마을 사람들이 옷을 입을 겨를도 없이 마중 나왔다는 고사에서 유래되었습니다. 관람객을 위한 다양한 전통행사도 개최되고 있으며, 간단한 먹거리도 제공됩니다.

     
    아오시마 섬과 아오시마 신사

    ·도이미사키(都井岬)
    미야자키 최남단에 있는 도이미사키 곶에는 일본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약 80여 마리의 토종 야생마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대지가 넓어서 야생마를 찾으러 다녀야 하는 수고스러움은 있지만, 광대한 바다와 푸른 초원, 유유자적 풀을 뜯고 있는 야생마를 배경으로 카메라 셔터를 누르면 인생샷을 남길 수 있습니다.


    도이미사키 곶의 토종 야생마

    ·다카치호쿄(高千穂峡) 협곡
    미야자키의 관광 명소 중 한 곳인 다카치호쿄 협곡은 아소산의 화산 활동으로 인해 형성된 것으로, 높이 최고 100m에 이르는 주상절리가 무려 7km의 계곡을 따라 늘어서 있습니다. 절벽 사이로 세차게 떨어지는 마나이노 타키(真名井の滝) 폭포는 자연이 빚어낸 최고의 절경입니다. 보트를 타고 폭포를 가까이 다가가 바라보는 것도 스릴 만점입니다. 그 밖에도 일본 건국 신화의 고장으로 유명한 다카치호 정은 태양신 아마테라스 오미카미(天照大神)를 비롯한 수많은 신들에 관한 신화가 전해지는 곳으로, 신비스럽고 영험한 기운을 얻을 수 있는 파워 스폿이 많으니,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둘러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다카치호쿄 협곡의 마나이노 타키 폭포

    ■어머, 이건 꼭 먹어야 해!
    우리나라 속담에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다면, 일본에는 '하나요리 단고(꽃보다 경단)'라는 말이 있습니다. 배가 고프면 그 어떤 일에도 흥미를 느낄 수 없을 만큼 먹는 행위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이자 여행의 큰 묘미 중 하나입니다.
    미야자키는 신선한 양질의 식재료가 풍부하며, 다양하고 맛있는 먹거리가 넘쳐납니다. 그중에서 현민이 즐겨 먹는 명물 요리를 몇 가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토종닭 요리
    치킨, 삼계탕, 닭볶음탕 등 닭은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친숙한 식재료입니다. 토종닭이 유명한 미야자키에서도 한국과는 또 다른 다양하고 이색적인 닭 요리를 쉽게 맛볼 수 있습니다.

    ·지도리 스미비야키(炭火)
    자연에서 방목해 키운 토종닭을 숯불에 구워낸 향토요리로 쫄깃한 식감과 깊게 베인 숯불향이 일품입니다. 여기에 유즈코쇼(유자와 고추를 갈아서 만든 매콤한 소스)를 곁들어 먹으면 그 맛이 배가 됩니다.

    지도리 스미비야키(토종닭 숯불구이)

    ·토리사시(鳥刺) 와 지도리 타타키(たたき)
    닭을 익히지 않고 회처럼 먹는 토리사시와 겉부분만 살짝 익힌 지도리 타타키는 미나미 규슈(南九州)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입니다. 닭을 날로 먹는 것에 문화적 충격을  받았지만, 한 번 맛보면 생선회와는 다른 담백함과 부드러움에 쉽게 젓가락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치킨난반(チキン南蛮)
    한국의 TV 프로그램에서 소개되어 유명세를 탔었지요. 치킨난반의 발상지가 바로 미야자키입니다. 닭가슴살 또는 허벅지 살에 튀김가루와 계란물을 입혀 튀겨낸 후, 단식초에 적시고 위에 타르타르 소스를 뿌려 먹는 치킨난반은 미야자키의 소울 푸드라 할 수 있습니다. 현 내 어느 가게를 가더라도 맛볼 수 있지만, 현 북쪽 노베오카시(延岡市)에 있는 '나오짱(直ちゃん)'과 미야자키 시내의 '오구라(おぐら) 본점'이 유명합니다.
     
    나오짱 치킨난반()과 오구라 본점 치킨난반(아래)

    가쓰오 아부리주(カツオ炙り重)
    미야자키현 남쪽에 자리한 니치난(日南) 지역은 가다랑어 외줄낚시로 유명한 곳입니다. 이곳에 왔다면 가쓰오 아부리주는 꼭 먹어봐야 할 음식 중 하나입니다. 특제 간장 소스에 절인 가다랑어를 회로 먹을 수도 있고, 풍로에 살짝 구워 먹을 수도 있습니다. 같이 나오는 밥은 반 정도 먹고 난 후, 따뜻한 차에 말아먹는 오차즈케(茶漬)로 드셔보세요. 하나의 요리로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니치난시 가쓰오 아부리주

    카라멘(辛麺 )
    한국인들이 술을 마신 후 감자탕, 짬뽕 등과 같이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로 해장을 한다면 이곳 사람들은 주로 우동, 라면, 카라멘으로 해장을 합니다.
    카라멘은 육수에 다진 돼지고기, 고춧가루, 마늘, 부추 등이 들어간 매운 라면인데, 짬뽕과는 또 다른 고소하고 매콤한 맛이 중독성이 있습니다. 맵기를
    조절할 수 있고 면도 선택할 수 있으니 개인의 취향에 맞는 카라멘을 즐겨보세요.
    **그밖에 '미야자키 오스스메시'를 검색해 보세요. 미야자키의 추천 맛집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어머! 이건 알아둬야 해!
    미야자키현 내 관광 시, 주로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은 렌터카, 버스, 전철입니다. 한국에서 미리 국제면허증을 발급받아서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버스를 이용하실 경우에는 'VISIT MIYAZAKI BUS PASS'를 구매하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시내를 벗어나 외곽 지역을 운행하는 버스는 배차 간격이 긴 편이니 미리 시간을 확인해 두세요!

    ■모두와 공유하고 싶은 미야자키
    최근
    SNS를 하다 보면 소확행(小確幸)이라는 단어를 종종 접하게 되는데, 소확행이란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일컫는 신조어라 합니다. 사람마다 행복을 느끼는 요소는 다르지만, 저는 미야자키의 드높고 푸른 하늘을 보며 생기를 얻었고, 따뜻한 햇살 만큼이나 배려심 깊고 정 많은 이 지역 주민과의 교류를 통해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4년을 보냈습니다. 저에게는 이곳에서의 일상이 행복이었고, 힐링이었습니다. 제가 느낀 감정과 미야자키의 참 매력을 많은 분께서도 꼭 느껴보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