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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투어

  • 도란도란 모니터투어 IN 우레시노 여행기 첫날
  • 2017-03-16
  • 【크레아서울에서 온 연락】
    '도란도란 모니터투어에 당선되셨습니다.' 2017년 1월 13일 오후, 한 통의 메세지를 받았다. 우연히 모집 공고를 보고 큰 기대감 없이 지원서를 제출했던 터라 당선되리라 생각도 못했고, '우레시노'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는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기쁜 마음보다는 얼떨떨한 기분이 더 컸다.
    2월 1일 저녁, 사전 미팅을 위해 크레아 서울사무소를 방문하여, 우레시노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된 책자를 보며 투어 일정 등을 듣다 보니 이번 투어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최근 주변 지인들이 온천 여행을 다녀오거나 계획을 세우는 모습을 보면서 온천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피부를 아름답게 해준다는 일본의 3대 미용 온천 중의 하나인 우레시노 온천에 빨리 몸을 담그고 싶어졌다.




    【투어 첫날】 2017 2 8일 수요일
    오전 6시의 이른 집합 시간에 늦지 않게, 여행 첫날의 컨디션 조절을 위하여 하루 일찍 인천공항에 새로 오픈 한 캡슐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공항에서 맞이한 아침은 설명하기 힘든 묘한 기분이었다. 공항에는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한 얼굴을 한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으며 그런 표정들을 보고 있자니 나 또한 저들 눈에 똑같아 보이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도착지인 나가사키 공항은 생각했던 것 보다 규모가 작았다. 한국에서 온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고 입국심사가 길어져 원래 예정된 일정보다 조금 늦게 시작이 되었다.


    우레시노로 향하는 길에 'JR규슈 오무라선 치와타역'에 잠시 들렀는데, '이렇게 조그만 곳이 역이라고?'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고, 오래되고 자그마한 역이 아직도 이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놀라웠다. 게다가 당일에는 쉬는 날이었으나, 역사 내에 식당이 운영되고 있었고, 책이나 잡지들이 구비되어 있어 기차를 기다리면서 혹은 역사에서 보내는 시간을 아깝지 않게 보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플랫폼으로 올라서기 위해 계단을 오르자 절로 감탄이 나올 만큼 장관이 펼쳐졌다. 시간이 맞질 않아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을 보지는 못했지만 해질녘에 치와타역에서 잔잔한 바다와 함께 지나가는 기차를 보고 있는다면 정말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역을 벗어나 열심히 우레시노를 향해 이동하였다. 오늘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규슈올레 우레시노코스’를 걷기 위하여 출발점인 ‘히젠 요시다 도자기 가마모토 회관’에 도착하여 올레길을 걷기 전에 전시 및 판매되고 있는 도자기들을 구경하였다. 최근 도자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었던 터라 마음에 들던 그릇(작품)의 사진도 찍으며, 다음번에 우레시노를 방문한다면 도자기 쇼핑 후에 온천을 즐기고 돌아오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드디어 올레길을 즐길 시간이 되었다. 코스의 시작점에는 제주도의 상징인 하르방이 놓여 있어 반가웠다. 수년전에 친구들과 함께 제주도 올레길을 걸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우레시노의 코스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했다. 간단한 준비운동을 마치고 안내를 받으며 걷기 시작하였다.



    출발점인 요시다 지역의 가장 큰 특징은 도자기로 만들어진 벽화와 올레길의 표식이 있다는 점이다. 도자기 제작소들 또한 자신들의 개성을 나타내는 문패를 걸어 두어 괜스레 기웃거리게 되었고, 기회가 된다면 도자기 제작 과정을 견학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첫번째 코스인 다이죠지 절·요시우라 신사에 들어서자 각양각색의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지장보살이 가장 먼저 시선을 끌었다. 맞은편에는 조금 시들어 있었지만 납매 꽃이 피어 있었다. 은은하게 퍼지는 향기로운 향을 가득 마시고 기분 좋은 발걸음으로 산림 속을 향했다. 조금 걷다 보니 마을 길이 나오면서 아주 정갈하게 정리된 녹차 밭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때쯤 정해진 시간에 흐른다는 음악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항상 조급한 마음을 가지고 빡빡한 생활을 이어오다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공기 좋은 한적한 시골 마을길을 걷고 있는 순간이 너무 행복했다. 제주도에서 본 녹차 밭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니시요시다 다원’을 지나면 개인적으로 죽음의 코스라고 생각했던 울창한 숲 속의 길이 나타났다. 평소에 운동을 하고 있어서 이번 올레길은 아주 쉽겠다고 여유를 부렸는데 오르면 오를수록 숨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이런 길이 계속 이어지면 더 이상 못 걷겠다는 생각을 할 때쯤 ‘13불상’이 이제 힘든 코스는 끝이라고 알려주듯 서 있었는데 파워 스팟으로 알려져 있는 곳이기도 해서 그런지 신비감마저 들었다.







    최고의 난코스를 겪어서인지 이후의 코스들은 아주 쉽게 걸었다. 숲 속을 벗어나자 눈 앞에 길게 펼쳐진 녹차 밭이 마치 하늘과 연결되는 듯한 모습이었다. 오르막을 다 오르자 아주 넓게 펼쳐진 각 잡혀서 정리되어 있는 녹차 밭은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삼나무와 녹차 밭의 콜라보는 엄지를 치켜 올릴 수 밖에 없는 장관이었다. 동행한 사람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웃다 보니 쌓였던 피로가 가시는 것 같았다. 녹차 밭을 지나 ‘22세기 아시아의 숲’으로 들어서니, 피톤치드의 효과라는 것이 이것이구나 라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숲의 상쾌한 향기가 가득했고 흔치 않은 이런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걷는 내내 싱그러운 숲 속의 공기를 만끽하였다. 숲을 지나 메타세콰이어 전망대에 다다르자 한 폭의 그림이 펼쳐졌다. 겨울이었던 지라, 여름이었다면 거의 똑같아 보였을 상록성 교목인 삼나무 사이에서 겨울이라 하얗게 변해버린 낙엽성 교목인 메타세콰이어는 신비로운 느낌을 주었다. 여러 번 사진을 찍어도 눈으로 담는 것만큼 나오질 않아 카메라를 내려놓고 잠시나마 바라보았다.
    ※1 ‘피톤치드’란? …러시아어에 유래된 말로 ‘피톤’은 ‘식물’, ‘치드’는 ‘다른 생물을 죽이는 능력을 가진다’는 뜻이 있으며 ‘식물이 발생시키는 휘발 성분에는 살균 작용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규슈올레 우레시노 코스’의 특징은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는 드넓은 녹차 밭, 멧돼지를 쫓기 위해 설치되어 있는 양철통과 막대기 그리고 긴급구조 포인트가 설치되어 있는 등 정비가 잘 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대략 2시간 30분 정도를 걸어 올레길 절반 코스가 끝이 나면서,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점심시간이 왔다. (야호!) 미리 예약 주문을 해야 하는 향토음식으로 만들어진 귀여운 수제 도시락인 ‘올레 도시락’과 ‘우레시노 차’가 준비되어 있었다. 먹기 아까울 정도로 아기자기하고 정갈하게 담겨 있던 도시락은 맛도 일품이었다. 윤기 흐르는 짭짤하고 달짝지근한 밥은 무한대로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맛이 좋았고, 진하면서도 쌉싸름한 맛으로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우레시노 녹차는 맛도 좋은데 패키지도 너무 예뻐서 박스채로 사와서 차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나눠줘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올레길 일정은 마무리 되고 피로를 풀기 위하여 여관 ’다이쇼야 시이바산소’의 당일온천 ’시이바노 유’로 향했다.2014년 미쉐린 가이드에 등재 된 시내와 떨어져 산속에 위치한 시이바산소는 정말 조용히 쉬기 위해 머물기 좋은 료칸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감사하게도 객실 구경도 할 수 있었는데 가족과 함께 와서 고요한 산장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싶은 마음이 아주 컸다. 이동 중에 로비의 창가에 자리잡고 있던 우레시노 온천 공식 캐릭터인 윳쓰라군은 아주 귀여운 모습으로 어린아이들이 매우 좋아할 것 같았다.




    탕에 몸을 담그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이번 모니터 투어에서도 온천에 몸을 담그는 것이 너무 기대되었다. 공기질이 좋지 않은 서울생활을 하면서 많이 안좋아진 피부가 고민이었는데 짧은 기간이라도 피부에 좋다는 온천에 담그면 조금이나마 좋아지지 않겠냐는 생각을 했다. 적당한 온도에 분위기 좋은 노천탕에 몸을 담그는 순간 올레길을 걸으면서 쌓였던 피로가 싹 풀리며 노곤해 졌다. 차가운 공기와 물 흐르는 소리는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고, 반짝이는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 아래에서 온천을 즐기면 정말 낭만적일 것 같았다. 온수욕을 좋아하지만 오래 있지 못하기 때문에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온천을 끝냈다. 피부가 건조한 편인데 탕에 몸을 담궜을 뿐인데 피부가 촉촉하고 보들보들하여 정말 물이 좋다는 생각을 함과 동시에, 괜히 일본 3대 미용 온천이라고 불리는게 아니라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온천을 좋아하지만 아직 우레시노 온천을 모르고 있는 주변 지인들에게 여행지 후보에 올릴 것을 제안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온천을 마치고 첫번째 날의 숙소인 ‘와라쿠엔’으로 이동하는 길에 드럭스토어에 들렀다. 일본에 오면 꼭 드럭스토어에 들러 쇼핑을 하는 습관이 있는데 온천여행을 왔다고 해서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 있었겠는가. 필요로 했던 상품들이 모두 구비되어 있다는 점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일본 최초로 차를 이용한 노천온천이 자랑거리인 와라쿠엔에 도착하자 따뜻한 웰컴티와 물수건그리고 별사탕이 제공되었다. 생각보다 쌀쌀했던 우레시노의 날씨에 떨었던 몸을 녹일 수 있는 서비스가 마음에 들었다. 객실에서 우레시노 강이 보이는 탁 트인 뷰를 혼자서 즐기기엔 너무 아까워 한국에 있는 가족과 영상통화를 하며 다음에 꼭 같이 오기를 약속했다.
    석식으로는 가이세키 요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다양한 음식이 조금씩 정갈하게 나와서 처음엔 양이 적게 느껴질지 몰라도 충분히 배가 불러왔다. 녹차가 유명해서일까? 특이하게 원하는 음식에 직접 빻은 녹차 가루를 뿌려서 먹을 수 있었는데, 숙성이 잘 된 회에 조금씩 뿌려서 고추냉이와 함께 먹었더니 생선이 가진 특유의 비린 맛을 잡아줘서 한국에서도 한 번 시도해보기로 했다.




    식사를 끝내고 녹차팩을 받기 위해 호텔 내 에스테틱으로 향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는데 녹차의 은은한 향이 너무 좋아서 한 번 놀라고, 촉촉해진 피부에 두 번 놀랐다. 따뜻한 온천에 몸을 담궈 피로를 풀고 난 후, 오른 얼굴의 열은 녹차팩으로 식히면 딱 좋을 것 같았다.


    객실로 돌아오니 침구가 깔려있었다. 오랜만에 침대가 아닌 도톰한 이불 위에서 자려니 어릴 적 생각이 났다. 짐을 정리하고 테이블 위에 구비되어 있던 화과자와 녹차를 마시며 하루를 정리하고 내일은 또 어떤 새로운 경험을 할 지 기대하며 일찍이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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